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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12월 31일 존 덴버를 추억하며..

보리몽이제니 2006. 12. 31. 19:02

올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오늘만 지나면 2006년은 이제 기억 속으로 사라질 것입니다. 항상 이맘때가 되면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이대로 그냥 잊으면 안될 그 무엇이 있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물론 뒤를 돌아보았을 때 다시는 돌이키고 싶지 않은 기억도 있습니다. 너무 창피하여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모두 지워져 버렸으면 하는 일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기쁨도 있으며 영원히 올 해만 같길 바라는 일도 많이 있습니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이지만 오늘 세상에 태어날 아기들도 있을 것입니다. 생일이 12 31일인 아기들은 태어난 다음날이면 나이를 하나 더 먹어 두 살이 되어 버려 좀 억울하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12 31일이 마지막 날만의 의미는 아님을 스스로 증명하고 저처럼 어릴 적 빨리 어른이 되고파 몸부림 쳤던 사람도 있으니 그리 억울해 할 것도 아닙니다.

 

12 31일 날 태어난 팝 가수가 한 명 있습니다. 바로 존 덴버 라는 컨트리 가수입니다.

1943년 태어났으니까 올 해가 존 덴버 탄생 63주년이 되는 해가 되네요

 

저는 일명 팝송세대라 불리는 세대입니다. 학창시절의 가요는 용필산울림’ 의 노래말고는 즐겨 들었던 가요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누구나가 그랬듯이 거의 팝송을 소개하는 프로가 대부분이었던 라디오를 즐겨 들었으며 음반가게에서 빈 테이프에 좋아하는 팝송을 가득 담아 듣곤 했습니다.

 

그때는 좀 시끄러운 헤비메탈도 좋아했었고 특히 락 발라드를 좋아했습니다. 컨트리 송이나 블루스는 왠지 즐겨 듣지 않았는데 그 중 별로 듣고 싶지 않아도 듣지 않을 수 없는 컨트리 가수가 바로 존 덴버 였습니다.

 

 

 

존 덴버가 누구인지 모르시는 분이나 팝송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아마 "Take me home country load" “Sunshine on my shoulder” 라는 노래는 한번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감미로운 목소리, 경쾌하지만 고향에 대한 향수가 물씬 풍겼던 이 노래가 월남전으로 지쳐있던 미 국민과 특히 군인들에게 큰 위안을 주었으며 반전 열풍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존 덴버는 1943년 12월 31 날 뉴멕시코에서 공군 조종사인 아버지 밑에서 태어났습니다. 군인의 가족이기에 항상 거처를 옮겨 다녔던 존 덴버에게 할머니가 사준 기타는 그의 인생을 바꿔 놓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국 건축을 전공하던 그는 학교를 그만두고 음악계에 투신하여 발표한 모든 앨범이 골드상을 수상했고 그 중 4장이 플래티늄을 기록하는 대 성공을 거둡니다.

 

제가 존 덴버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Annie's Song" 이라는 노래 때문이었습니다.

이 노래는 74년작 "Back home again" 이란 앨범에 수록된 노래인데 자신의 아내가 된 애니 에게 바치는 노래입니다.

 

좌절과 굴곡 속에서 자신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던 애니 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한 노래인데 서정적이면서도 꾸밈이 없는 선율과 정말 사랑하지 않고서는 머리 속에서 떠올릴 수 없는 아름다운 가사가 참 좋았습니다.

 

물론 존 덴버는 아내인 애니 와 헤어졌고 다른 여자와 재혼을 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기도 했고 다시 재 결합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다시 결별하는 우여곡절을 겪지만 그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자연에 대한 사랑, 전쟁과 분쟁 보다는 화해와 용서에 대한 호소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세상의 그 무엇이든 음악, 미술, 영화, 조각, 수많은 책들도 폭력과 다툼 보다는 화해와 용서가 더 추구할 만한 가치라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하여 사람들은 용서를 하기보다는 분노에 쉽게 의지하는 것 같습니다. 대화로 해소할 수 있는 감정을 굳이 마음에 쌓아놓고 스스로 돌처럼 단단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먼저 손내밀기 보다는 손내밀어주길 기다리기 일쑤 입니다. 그렇게 1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2007년이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습니다.

한 해 스스로 쌓아둔 노여움이 있다면 오늘로 그만 내려놓아야겠습니다.

그리고 나로 인해 상처 받았던 많은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해야겠습니다.

 

내년에는 존 덴버의 음악처럼 화해와 용서 그리고 사랑이 좀 더 피어나는 그런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저 스스로도 보다 따뜻한 마음과 훈훈한 정에 인색해하지 않길 기원하며 그래서 차가운 세상 속에서 소중한 것을 꼭 지킬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새 해가 시리도록 아름답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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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ie's Song

 

You fill up my senses                                  당신은 내 감정을 가득 채웁니다

Like a night in a forest                                 숲속에서 맞는 밤처럼

Like the mountains in springtime                 봄날의 푸른 산처럼

Like a walk in the rain                                  빗속에서 걷는것처럼

Like a storm in the desert                            사막에서 몰아치는 폭풍처럼

Like a sleepy blue ocean                            고요한 푸른 바다처럼
You fill up my senses                                 
나의 감정들을 채웁니다
Come fill me again                                      
다시 나에게 채워주세요

Come let me love you                                  당신을 사랑하게 해주세요
Let me give my life to you                            
내 삶을 당신에게 바칠 수 있도록
Let me drown in your laughter                    
당신의 웃음 속에 빠질 수 있도록
Let me die in your arms                               
당신의 품안에서 죽을 수 있도록
Let me lay down beside you                       
당신의 옆에 누울 수 있도록
Let me always be with you                          
당신과 언제나 함께 할 수 있도록
Come let me love you                                  
당신을 사랑하게 해주세요
Come love me again                                    
다시 한번 사랑하도록 해주세요

You fill up my senses                                  나의 감정들을 채웁니다
Like a night in a forest                                
숲속에서 맞는 밤처럼
Like the mountains in springtime                 
봄날의 푸른 산처럼
Like a walk in the rain                                  
빗속에서 걷는것처럼
Like a storm in the desert                            
사막에서 몰아치는 폭풍처럼
Like a sleepy blue ocean                            
고요한 푸른 바다처럼
You fill up my senses                                 
나의 감정들을 채웁니다
Come fill                                                       
넘치게 채워주세요.

 

 

2006 . 12 . 31

 

 

금강안金剛眼

 

                           

출처 : 사는 이야기
글쓴이 : 금강안金剛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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